두 배에 달하는 가격 차이가 과연 성능의 차이로 직결될까. 해외 자동차 전문 매체 ‘카앤드라이버’가 두 차량을 직접 맞붙여 측정한 실측 데이터는 이 질문에 대한 단순하지 않은 답을 내놓았다. 가속력과 제동력, 그리고 일상에서의 실용성까지 파고들자 예상 밖의 결과가 드러났다.
가격은 절반인데 가속력은 포르쉐를 앞섰다
직선 주로에서의 승부는 의외로 싱겁게 끝났다. 아이오닉 5 N은 최고출력 650마력을 뿜어내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96km까지 단 3.0초 만에 도달했다. 이는 571마력의 포르쉐 마칸 GTS보다 0.3초 빠른 기록이다.
이러한 차이는 마력당 무게비에서 비롯된다. 아이오닉 5 N은 1마력이 3.4kg을 감당하는 반면, 261kg 더 무거운 마칸 GTS는 1마력이 4.2kg을 책임져야 한다. 약 402m를 달리는 쿼터마일 테스트에서도 아이오닉 5 N은 11.1초를 기록, 11.6초의 마칸을 여유롭게 따돌렸다.
포르쉐의 이름값은 코너와 제동에서 증명됐다
하지만 직선 가속이 전부가 아니다. 스티어링 휠을 꺾고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 순간 전세는 역전된다. 포르쉐 마칸 GTS는 더 무거운 차체에도 불구하고 시속 112km에서 단 45.1m 만에 완벽히 멈춰 섰다. 같은 조건에서 46.6m를 기록한 아이오닉 5 N보다 뛰어난 제동 성능이다.코너링 한계 성능을 나타내는 스키드패드 테스트에서도 마칸은 0.99g의 횡가속도를 견디며 0.96g의 아이오닉 5 N을 앞질렀다. 포르쉐 특유의 정교한 섀시 튜닝과 서스펜션 기술력이 빛을 발하는 대목이다.
장거리 주행과 실용성은 선택을 더 어렵게 만든다
일상 영역으로 들어오면 두 차량의 장단점은 더욱 뚜렷해진다. 장거리 주행 능력에서는 마칸의 압승이다. 95kWh 배터리를 탑재한 마칸은 실제 고속도로 주행 테스트에서 약 466km를 달렸다. 반면 84kWh 배터리의 아이오닉 5 N은 305km에 그쳤다.만약 당신이 주말마다 장거리 여행을 떠나는 운전자라면 이 수치는 구매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.
반면 공간 활용성은 아이오닉 5 N이 우세하다. 트렁크 용량이 736리터로, 481리터에 불과한 마칸보다 훨씬 넓어 패밀리카로서의 가치를 높였다.
하지만 포르쉐라는 브랜드가 주는 신뢰감과 안정적인 제동력, 그리고 여유로운 장거리 주행 능력을 포기할 수 없다면 마칸 GTS 일렉트릭의 가치는 충분하다. 두 차량은 가격표만큼이나 뚜렷하게 다른 매력을 가진, 각자의 영역에서 최고의 가치를 입증한 모델이다.
오종학 기자 fivejh@news-wa.com
