폭포 옆에 웬 동굴이 6개나… 주왕산서 마주친 수억 년의 흔적

폭포가 수억 년간 뒷걸음질 친 흔적, 절벽에 파인 동굴 6개가 증명했다

왕복 2시간 반 완만 코스… 가을 단풍철엔 서두르는 게 좋다

용연폭포 전경 / 사진=한국관광콘텐츠랩
▲ 용연폭포 전경 / 사진=한국관광콘텐츠랩
주왕산 국립공원 깊은 골짜기, 웅장하게 쏟아지는 2단 폭포 옆으로 기이한 풍경이 펼쳐진다. 마치 거대한 드릴로 뚫은 듯한 동굴 6개가 절벽에 선명하다. 이 동굴들은 단순한 구멍이 아니다. 수억 년의 시간을 품고 있는 지질학적 기록 그 자체다.

물줄기가 닿지도 않는 절벽 높은 곳에 동굴이 파인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숨어있다. 현재 폭포가 흐르는 위치와 각 동굴의 거리를 재어보면, 이곳에서 벌어진 거대한 변화의 순서가 드러난다.

절벽 동굴 6개는 폭포의 옛 주소다

청송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의 핵심인 용연폭포는 거대한 2단 구조를 자랑한다. 핵심은 1단 폭포 양쪽 절벽에 자리한 6개의 하식동(河蝕洞)이다. 하식동은 흐르는 물의 침식 작용으로 암석이 움푹 파여 생긴 동굴을 말한다.

이 동굴들은 현재 물줄기에서 멀리 떨어진 것부터 순서대로 생겨났다. 과거에는 폭포가 지금보다 훨씬 앞쪽에서 떨어졌지만, 오랜 세월 거센 물살이 암벽을 깎아내며 폭포가 점차 뒤로 물러섰다. 그 과정에서 폭포가 머물렀던 자리에 동굴 흔적이 남은 것이다. 가장 먼 동굴이 가장 오래된 폭포의 위치인 셈이다.
용연폭포 / 사진=한국관광콘텐츠랩
▲ 용연폭포 / 사진=한국관광콘텐츠랩


이름만 세 번 바뀐 사연도 있다

용연폭포는 주왕산 주방천 상류에 위치하며, 나란히 떨어지는 두 물줄기 덕에 예로부터 ‘쌍용추폭포’라 불렸다. 하지만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‘제3폭포’라는 이름으로 불리다가, 2013년에야 국가지명위원회 결정을 통해 본래 이름을 되찾았다.

이 일대는 용추협곡, 절골협곡과 더불어 과거 화산활동의 흔적을 뚜렷하게 간직한 지질 유산의 보고다. ‘한국의 지질유산 100선’에도 이름을 올리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.
대전사 전경 / 사진=한국관광공사 김지호
▲ 대전사 전경 / 사진=한국관광공사 김지호


왕복 2시간 반, 경사 완만해 부담 없다

탐방은 보통 대전사에서 시작하는 원점회귀 코스로 이뤄진다. 총 거리는 약 3.4㎞, 왕복 소요 시간은 2시간 30분 안팎이다. 계곡을 따라 용추폭포와 절구폭포를 지나면 마침내 용연폭포가 모습을 드러낸다.

전 구간의 경사가 완만해 아이나 어르신을 동반한 가족 단위 탐방객도 무리 없이 오를 수 있다. 사진을 찍고 쉬엄쉬엄 걷다 보면 반나절이 훌쩍 지난다. 여유로운 일정을 원한다면 오전에 출발하는 것이 좋다.

탐방은 연중무휴로 가능하며, 주왕산 국립공원 문화재구역 입장료는 성인 기준 4,000원이다. 하절기(4~10월)에는 오후 5시까지, 동절기(11~3월)에는 오후 4시까지만 입산이 허용된다. 해가 짧은 겨울철에는 하산 시간을 고려해 늦어도 마감 2시간 전에는 출발해야 안전하다.

박서우 기자 swoo@news-wa.com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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